일을 알아보던 중 집근처 다이소에 하루 2시간짜리 입고도우미 알바가 있어서 지원하게됬다.
2시간 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운동도 하고 돈도벌고… 뭐 겸사겸사 괜찮을것 같았으나, 인력업체를 통해서 고용되서 근무하는건 처음이라(월급 못받을까봐ㅋㅋ) 약간 긴장했었음.
예전에 편의점이랑 마트 계약직(모두 직접고용)을 잠깐 해본경험이 있어서그런지 일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아마 택배 상하차나 물류센터에서 일해본 사람은 다이소 알바가 굉장히 쉽다고 느낄듯하다.
하는 일
물류트럭이 오면 상자들을 모두 한쪽에 모아둔 후, 모아둔 상자를 매장의 적절한 매대에 분배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내가 일하는 곳은 일요일 제외 주 6일 근무에 하루 300~400개 사이의 상자가 온다.
일이 일찍 끝나면 남은시간동안 다른일도 했었는데 사무실에 앉아서 제품에 도난방지 스티커를 붙이는 쉬운일이었다.
물류 오는 시간이 오후냐 오전이냐에 따라 아마 약간씩 근무가 다른것 같다. 인력업체에서 카톡이나 문자로 보내주는 교육자료를 보니 물류를 창고에 넣어두기도 하나본데, 나는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창고를 들어가본적이 없다. 그리고 상자 까대기(상자 개봉 후 물건을 진열하는것)도 해본적이 없다.
힘든점
무거운 상자가 있다보니 사람에 따라 무릎, 허리, 발에 무리가 갈 수 도 있으나 남자는 금방 적응 가능하다(알바 지원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힘쓰는 일이라 여자가 하기엔 무리가 있다). 적절한 매대에 상자 분류하는것도 처음만 헷갈리지 일을 하면 할수록 익숙해지니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 하지만 아래의 경우에는 일이 매우 힘들어진다.
- 비올때 지옥문이 열림 – 종이로 된 락스 박스들은 비를 맞으면 상자가 힘없이 녹아버린다. 그럼 안의 내용물이 우르르 쏟아지고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바닥에 널부러진 상품들 주워야하니 일이 더 힘들어진다.
- 손님이 많으면 일이 지체됨 – 손님이 많은 오후시간대에 물류가 오다보니 물건을 들고 손님이 비켜줄때까지 대기해야할때가 많다. 그리고 사실 잘 비켜주지도 않는다. 특히 술취한 아저씨들은 자기 혼자 안방에 있는걸로 착각하는지 매대를 막고 비켜주지도 않는건 물론이고 물건 계산도 안하고 나가려는것도 종종 봤다ㅡㅡ; 다이소가 저렴한 물건을 많이 팔다보니 나이많고 돈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귀가 않좋은 손님들)이 많이와서 좀 힘든면이 있다.
- 다른 폐급 입고도우미 – 서로간의 손발이 맞아야 일이 쉬워지는데 한명이 폐급이면(유리 와인잔 물류박스 위에 무거운 락스가 들어있는 물류박스를 산더미 처럼 올려놔서 유리를 다 깨먹는 사람. 경계성 지능장애인지 그냥 멍청한건지 일머리가 전혀 없는 부류의 사람들) 다른사람이 일을 두번하게 되서 매우 힘들어진다.
일하기전 지참하면 좋은것들
- 장갑 – 매장에서 주기적으로 새로운 장갑을 주지만, 전부 큰 장갑만 있어서 나는 사비를 들여서 나한테 맞는 장갑을 사서 가지고 다녔다. 큰장갑 끼고하면 손가락이 좀 아팠음.
- 발가락 양말, 깔창 – 일반양말보다 발가락 양말을 신으면 무거운 상자를 오래 들고 다녀도 발이 매우 편해진다.
- 휴대폰 – 월말이되면 종이 근무일지를 찍어서 업체로 보내야한다.
- 신축성이 좋고 땀이 빠르게 마르는 옷 –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엄격한 복장제한은 없다. 여름엔 땀이 비오듯 쏟아지므로 땀 배출이 잘 되는 옷 아무거나 추천.
6개월 정도 된 지금은 다이소에서 일하기 전보다 살이 좀 빠졌는데, 처음 2주는 살이 너무 빠지고 몸이 회복이 안되서 음식을 제한없이 막 먹으니 정상체중으로 겨우 돌아왔다ㄷㄷ 집 근처에 다이소가 있고, 다이어트 하고 싶은 남자들에게 추천하는 알바.